원래 계획은 성찰하며 공부하기를 쓰려고 했다. 사교육의 문제는 결국 선행학습의 문제인데, 이것을 복습위주로 돌리기 위해서는 단순히 문제풀이를 넘어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과정은 혼자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과외교사를 이용하면 도움이 된다.
혼자 공부하는 것도 좋다. 이상적이고 최종적인 목표이기는 하나, 단계적으로 접근하기로 하자. 혼자 공부하기 위해서는 자기 공부를 전반적으로 다듬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과외를 이용해서, 부적절한 습관을 제거하는 것도 필요하다. 선행위주에서 복습위주의 심화로 가기 위해 기존의 과외 교사를 이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게 자기 공부를 이어나갈 힘이 붙으면, 독립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나는 과외교사를 하고 있으니깐 내 입장에서 쓰는 것이니 오해하지 말길... (참고로 본인은 과외경력 10년 정도 됨.)
반도의 전형적인 과외의 예 #1.
1) 허겁지겁 늦은 채로 교사가 도착한다. 가끔씩 당일에 과외를 취소하거나 시간을 바꾸는 경우도 있다. 2) 숙제 검사는 학생이 풀어온 숙제를 교사가 채점을 한다. 3) 수학문제를 한 문제 하나를 풀어주고, 그 다음 학생에게 풀라고 한다. 4) 그 동안 과외 교사는 잠시 쉬거나 딴 짓을 하다가 아이가 다 풀면, 답지를 보고 답을 확인한다. 맞으면 넘어가고, 틀리면 다시 풀어주고 넘어간다. 5) 학부모가 아이에 대한 것을 물어봐도 열심히 하는 편이라는 두리뭉실한 답을 하고 넘어간다.
1)의 경우, 특히 대학생 과외교사에게 자주 있는 일이다. 대학생들은 일정이 불규칙하기 때문에 과외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 대학생과외는 학생과 친밀함을 높일 수 있지만 성실성이 떨어질 수 있다.
2)의 경우, 과외 시간의 상당부분이 채점하는데 들어간다. 과외비는 비싸다. 비싼만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학생이 직접 채점을 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아이가 답지를 보고 베낄 수 있다면- 그만큼 신뢰가 없어서 교사를 감시자로 쓰는 경우는 교사가 직접 채점해야 한다.
채점은 과외시간을 낭비한다
3)은 전형적으로 수학과외 방식이다. 사실 수학전공자가 아닌이상, 개념설명을 책보다 잘하기는 쉽지 않다. 과외의 대부분이 문제 풀이로 가는 것도, 전공자가 아니라서 소양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이의 눈 높이에서는 비 전공자의 설명이 더 잘 와닿을 수도 있으니 이 부분은 넘어가자.
5)의 경우는 사실 질문자체가 문제가 있다. 과외 선생의 1차 목표는 학업인데, 가끔 아이의 사생활을 물어보는 부모가 있다. 차라리 과외 선생에게 매일 수업 내용과 숙제를 간단하게 서면으로 달라고 요구를 하자. 최소한 수업일지를 작성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그만큼 비싼돈 주고 있다.
그리고
4) 이 부분에서 문제가 되는데, 사실 이 경우 과외교사는 수동적인 역할에 머물게 된다. 답지보다 나은게 없다.
대부분의 과외교사가 이런 식으로 수업을 하는데, 이 부분을 살려야 한다.
과외교사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과외교사가 아이가 문제 푸는 과정을 같이 따라가면서 적절한 조언을 해 주어야 한다. 아이가 복잡한 문제를 다 풀고나서 틀린 부분을 지적하면, 허탈하게 된다. 그 전에 갈림길에서 힌트를 던지거나 잘못된 습관을 관찰하고 잡아주어야 한다.
잘못된 습관의 예) 일례로 a와 9, q를 그리고 t와 + 를 비슷하게 해서 틀리는 경우가 있다. 아는 문제를 틀린다면 이런 습관을 고쳐야 한다. 글자 모양이 비슷하다면, 지적을 하고 다른 방식으로 쓰도록 (q를 9처럼 쓴다면 아예 대문자 Q로 쓰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식을 자세하게 쓰지 않고 암산으로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물론 잘하는 경우에는 별 상관이 없지만, 중상위권 같은 경우에는 알고도 틀릴 수 있다. 암산을 하더라도, 계산과정을 식 위에 간단히라도 표시하도록 지도를 해야 한다.
그외에도 문제를 풀다가 쉽게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포기하고 답을 보려고 하는 경우에는 힌트를 던져주면서 주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니면 문제를 곁길로 새고 있다면, 너무 멀리가기 전에 잡아야 한다.
다시 말하면, 과외에서 중점이 되어야 하는 부분은 내용의 전달보다 해결의 방식이 되어야 한다. 사실 내용은 참고서에 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제대로 눈만 박혀 있으면 읽을 수 있다. 그런데 해결하는 방식은 참고서에 자세히 담겨 있지 않다. 사실 지식도 인격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방법지는 과외 교사가 학생의 문제해결을 자세하게 관찰하면서 조언을 해야 전수할 수 있다.
혹시...
지금 과외를 받고 있거나 하고 있다면, 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문제푸는 습관만 제대로 들여도, 아는 문제 틀리는 불상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다음에는 성찰하는 공부에 대해서 다시 다루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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