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큰 은혜를 입은 분이 있다. 여기서 그 이야기를 다 풀어내기는 어렵지만 그분의 손자에 대해서 안타까워하는 이야기를 들었을때, 조금이나마 은혜를 갚을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공부법 지도를 하게 되었다. 만나기 전에 아이에게 숙제로 왜 공부를 잘하고 싶은지, 왜 공부를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숙제를 내 주었다. 최소한 이 아이의 마음을 알아야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공부 방법론은 정말 간절히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는 쓸모가 있지만,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잔소리에 불과하다. 그 아이가 내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아이가 보내온 글을 카톡으로 받았다. 사진으로 찍어 보내라고 했는데, 삐뚤삐뚤하지만 글을 써서 보냈다. 마음이 먹먹했다. 그 아이의 가정환경을 알고 있기에 그 아이의 말 하나하나에서 그 어려움이 느껴졌다. 

무엇이 되고 싶다 이런 꿈이 없었다. 그리고 공부를 잘해야 하는 이유는 아빠가 이야기 해준 것 "시원한 사무실에서 펜대 굴릴는게 나으냐, 아빠처럼 고생하는게 나으냐"를 들고 있었다. 그 아이는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어려운 가운데 자라고 있었다. 지금은 그래도 안정이 되었지만, 가난하게 자라면서 좋은 교육기회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가난한 집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할 기회가 없다. 기껏해야 집 근처 PC 방 가는 것 외에는 노는 것도 잘 못한다. 그런데 무슨 자신의 흥미를 깨닫고, 하고 싶은 욕망이 생기겠는가? 그런데 그런 환경을 제공한 부모는 자녀의 무기력함에 화를 내기 마련이다. 자기는 이렇게 살지만 너는 그렇게 살지 말라고, 꿈을 꾸라고 하지만, 아이에게 꿈을 탐색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부모는 화가 나고, 아이는 점점 위축되기 마련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공부를 잘하기는 어려운데, 학교에서도 무시당하기 쉽다. 아이들도 힘 없는 아이를 무시한다. 공부를 잘하든, 잘 생기든, 돈이 많든 무언가 갖고 있는 아이에게 끌리지만, 부족한 아이들을 무시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이 아이를 존중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게 학교에서도 집에서도 늘 마음이 무겁다. 자아를 형성해 나가는 사춘기에 그렇게 자신에 대한 기대도 없고, 무기력에 빠진다. 그날 그날 살아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절망의 감옥에서 하루 하루 살아가야 한다.

감옥을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부유한 집의 아이들은 다양한 경험을 한다.

왕자들의 취미생활

부모의 재력을 바탕으로 여행을 다니기도 하고, 외국 연수를 다녀오며 다양한 자극을 받으며 자란다. 그러면서 노는 것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자기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분명히 알게 된다. "하고 싶다" 이것이 주는 힘은 강력하다. 이런 아이는 공부를 못해도, 자기의 주장이 분명하고 부모도 그에 따라 다양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이 아이는 공부를 못하더라도, 기회가 주어진다. 최소한 사회에 자기 발로 설 때까지 부모의 지원와 안정감 속에서 자신의 꿈을 꿀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가난한 집에서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책이랑 상관있는지는 모르겠다 쿨럭)


존중, 이 단어를 사랑으로, 자녀에 대한 지지로, 기대, 소망 여러가지로 바꾸어 말할 수 있겠지만, 아이를 존중하는 것- 이것이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다. 아이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시도할 수 있도록 안정감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과도한 기대와 다르다. 무턱대고 아이에게 SKY가라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이가 하는 일을 지지해 주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로 하다. 그러한 안정감을 바탕으로 아이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아갈 수 있고, 그러한 원함은 원동력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런데 이것이 쉽지는 않다. 집에 와보면, 나도 힘들게 사는데, 아이 꼬락서니를 (?) 봐도 한심하고 도무지 벗어날 구멍이 없어 보이는데, 아이에 대한 존중을 하기란 어려울 것이다. 그렇지만, 먼저 아이의 장점을 찾아 주어야 하고, 칭찬을 해야한다. 이것이 먼저 시작된다. 이것은 부모의 책임이다.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더이상 가난을 탓할 것도 아니다. 아이의 몸은 자라서 다 큰 것 같지만, 아직은 부모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부모가 아이를 존중하지 않는 다면, 이 아이를 기대해 줄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시 원래 이야기로 돌아오면, 숙제를 해온 그 아이에게 선물을 보냈다. 그리고, 다시 선물을 내주었다. 사실 이것은 부모를 위한 숙제이기도 하다. 아이의 장점 적어 오기를 내주었다. 부모님, 친구, 교회 사역자 등에게 이아이의 장점을 3개씩 적어서 오라고, 최소한 20명 이상 조사하라고 했다.

숙제를 낸 이유는 위축되어 있는 아이에게 존중감을 불어넣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 부모에게도 자식의 못난 점만 보는 것이 아니라 장점을 보도록 하기 위함이다. 숙제한 내용을 정서하여, 거실이나 부엌에 붙여 놓도록 할 예정이다. 그리고 나서 다음 단계로 넘어갈 예정이다. 

물론 이 존중감은 부모가 주어야 한다. 내가 준다고 해서 부모의 영향력만큼 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부모에게 자기 자식의 장점을 깨닫게 하는 것, 아이도 자기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 해준 장점을 듣는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나 또한 중학교때 선생님의 한 마디에 큰 격려가 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방학동안 일주일마다 아이를 만나면서 도와주려고 한다. 

Posted by 지혜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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